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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걱정하는 19대 국회가 되어야


19대 총선이 끝났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였고 야권도 연대를 통해 수도권을 석권하는 등 나름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결과가 아니라 19대 국회가 앞으로 택하는 정책방향에 따라 한국경제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성장잠재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평균 7% 이상 성장하던 한국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5%, 4%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더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에는 3%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한국경제가 이런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환경이 좋아야 하고 혁신적 기업 활동을 촉진시킬 경쟁이 심화되어야 하며 이를 제한하는 정부의 개입은 최대한 자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규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불합리한 세제 등이 기업 활동 및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 특히 세제의 경우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기업의 세부담이 높고 법인세가 총조세수입과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높다. 따라서 향후 한국경제의 지속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및 세제 합리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등과 같은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한국경제의 성장유지를 위한 과제와 19대 국회의 기존 공약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정체로 노동력의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 그리고 또한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용의 증대 전망과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은 향후 한국경제의 지속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의 급증이 야기할 재정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효율적인 복지체계와 제도의 확립이라는 과제도 한국경제의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조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19대 총선공약을 향후 한국경제의 지속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양당 모두 기업정책은 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이며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정책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세제에 있어서는 자본과세의 강화, 소득세ㆍ법인세 인상 등 기업 세부담을 늘리는 증세를 공언하고 있다. 따라서 공약대로라면 기업 활동에 대한 개입 및 규제의 강화, 경쟁의 제한, 그리고 기업 세부담 증가라는 정책방향이 19대 국회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평가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재벌, 즉 대기업 집단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정치ㆍ경제ㆍ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재벌의 경제력집중은 높아지는 반면 양극화가 심화되어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런 주장의 요지는 이렇게 재벌의 경제력집중이 심화되도록 방치하면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없어지고 대부분의 국민들의 생활과 소득도 정체되어 성장에도 부정적이라는 식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중소기업을 보호, 지원하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궁극적으로 성장하는가? 21세기 기업들은 국내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고 중소기업 영역 진출을 제한하게 되면 그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성장, 육성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대기업 대신 외국의 기업들이 진출하여 국내 중소기업들과 경쟁하게 된다. 또 외국기업들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향상되어 경쟁력이 제고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보호와 지원에 기대어 혁신을 게을리 함으로써 한계기업, 좀비기업을 양산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높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ㆍ세제상의 특혜 및 지원,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절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 등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보호와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세성이 심화되어 왔으며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상은 그 원인이 대기업집단의 경제력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혁신에 기초하여 경쟁에서 승리하려는 기업보다 정부의 지원과 보호에 따른 이득을 추구하는 기업을 유리하게 만든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있다. 따라서 폐지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의 부활인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등 보호,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은 중소기업 문제를 오히려 심화시키고 경쟁과 혁신에 의한 성장을 제약하는 ‘반성장’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양당 모두 세제에 있어서는 자본과세 강화를 중심으로 한 증세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세제 개혁 방안은 ‘낮은 세율, 넓은 세원’에 목표를 두고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따라서 비효율성이 높은 세제의 세율을 내리고 효율성이 높은 세제 중심으로 개편해야 하며 비효율성이 높은 자본과세 및 법인세 증세는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세제개혁과는 반대되는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자본 및 법인에 대한 과세가 높은 경우 글로벌 경제에서 투자유치 경쟁에 불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는 점에서 양당의 총선공약에서 나타난 증세정책은 투자 및 성장에 부정적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공히 총선공약으로 내세운 복지의 확대에 대해서는 먼저 기존의 복지제도로도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용 증가로 향후 재정건전성 악화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복지체계의 수립과 늘어나는 복지비용 조달 방안이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최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유럽뿐만 아니라 정부채무가 GDP의 두 배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의 경우도 정부채무 증가의 주요 원인은 복지지출의 급증에 있다. 이와 같은 현실과 역사적 경험에도 불구하고 향후 19대 국회의 정책방향이 복지의 확대, 특히 보편적 복지의 확대로 나아간다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과 경쟁촉진, 효율성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미래정책을 제시해주기를


보편적 복지를 실시한 국가들을 보면 대부분 복지지출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의 비대화로 그에 따른 재정지출이 급증하여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편적 복지에 기반한 선진국형 복지지출은 높은 세부담과 재정수입을 기반으로 하는 스웨덴을 비롯한 노르딕 모델에서만 재정건전성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다. 따라서 광범위한 보편적 복지의 시행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과세, 즉 증세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민주통합당이 주장하는 “1% 슈퍼부자 증세” 정도로는 보편적 복지를 위한 세입기반을 확보할 수 없다.


보편적 복지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높은 조세부담을 통해 급증한 복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에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는 계층의 대부분에게도 소득세가 부과되어야 하며 소비세 인상, 연금보험료 인상 등의 조치가 행해져야 한다. 이 경우 높아진 국민부담에 대한 저항도 거셀 것으로 예상되어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도 미지수이지만 실현 가능하더라도 국민부담 증가에 따른 근로 유인 및 저축 유인의 감소로 성장의 정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9대 국회에서 보편적 복지의 확대라는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향후 재정건전성의 악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며 재원조달도 대규모의 광범위한 증세 및 국민부담 증대가 있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여 향후 경제성장의 지속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경제의 향후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은 여전히 혁신과 경쟁의 촉진을 위한 규제개혁과 감세를 포함한 세제 합리화, 노동시장 유연화,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효율적 복지체계 확립, 효율성에 기반한 세입기반의 확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당의 공약으로 예상할 수 있는 19대 국회의 정책 방향은 이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대중들의 마음을 얻고 위안을 주는 달콤한 약일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성장을 멈추고 보이지 않는 병을 키우는 무서운 독초가 될 수도 있다. 경제성장 없이는 삶의 질의 개선도 복지도 없다. 19대 국회 당선자들은 이 점을 무겁게 인식하여 비록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과는 다르더라도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정책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기획조정실장, wsong@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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