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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발에 적극 대응해야


작년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한 이후 권력을 계승한 김정은은 확립되지 않는 권력의 정통성 확보를 위한 방편으로 경제보다는 군사를, 개방보다는 고립을, 그리고 대남 화해보다는 대남 적대를 유지 강화하는 방안을 택하고 있다.


김정일이 일찍이 후계자로 지목했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은 권력을 승계 받은 김정은을 “그 어린애의 표정에는 북한처럼 복잡한 나라의 후계자가 된 인간의 사명감과 진중함, 앞으로 국가 비전을 고민하는 표정 등을 전혀 읽을 수 없다.”고 비판한 적이 있었다. 그러던 그는 일본인 기자 코미요지(五味洋治)에게 보낸 2012년도 1월 3일자 이메일에서 “이 세상에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이라면 3대 세습을 추종할 순 없을 것입니다. 37년 1인 절대 권력을, 2년도 못된 어린 세습 후계자가 어떻게 이어갈지 의문입니다.” 라며 권력 승계 그 자체를 비판하였다.


김정은이 하는 일이 정상적이지 못한 일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명감, 진중함, 국가비전이 결여된 막무가내라는 평가가 김정은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북한 권력의 핵심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김정은이 권력을 계승한 이후 행한 북한의 대내외 정책들이 정상적인 국가의 지도자라면 도저히 결정하고 수행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합리적인 정책결정체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분석조차 가능하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생존해 있을 때부터 대남 도발을 기획하고 실행해 온 장본인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감행한 대남도발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이었고 북한의 관제언론들은 김정은을 ‘포사격의 달인’ 이라고 칭송했다. 연평도 사건에 격분한 김정남은 아버지 김정일에게 “왜 김정은이 그 같은 일을 하도록 방치하느냐”며 항의했다. 아버지로부터 오히려 싫은 소리를 들은 김정남은 아버지 김정일에 대해 “나이를 너무 먹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정남은 포격사건 나흘 뒤인 2010년 11월 27일 보낸 이메일에서 “연평도 사태는 북한 군부가 자기들의 지위와 존재 이유, 핵 보유 정당성을 표면화하기 위해 범한 도발이다. 아버지는 늙고, 후계자는 어리고, 숙부(장성택)는 군 경력이 하나도 없어 북한 군부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군 경력이 하나도 없는 장성택은 지금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있고, 김정은도 대장, 김정은의 고모도 대장인 나라다. 그러나 북한에는 대장 보다 높은 차수와 원수라는 계급이 있다. ‘군대는 계급’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다면 북한은 고위 군부마저 엉망이 된 상태다. 대장들이 원수와 차수를 지휘하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애초에 군 경력이 없는 장성택 부부가 대장이 되는 일부터가 비정상이다. 다만 그들이 대장의 직책을 장악한 것은 북한이 ‘무력도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정은은 지난 3월 16일 4월 중순 인공위성을 발사 하겠다고 공언한 후, 국제사회의 일치된 발사중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4월 13일 아침 기습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말이 인공위성이지 핵폭탄 발사용 미사일이 분명한 북한의 로켓은 겨우 2 분정도 날다가 폭발해 버리는 망신을 당했다. 북한 주민 1년 치 식량 값에 해당하는 돈을 하늘에다 날려 버린 것이다. 망신을 당한 북한은 이틀 후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종이로 만든 가짜 미사일을 마치 신형 미사일인 것처럼 소개했다가 또다시 망신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날 밤 주민 5만 명에게 먹일 수 있는 옥수수 값에 해당하는 돈을 불꽃놀이에 탕진했다.


4월 15일 행사를 마친 후 더 이상 쇼를 벌일 것이 없는 북한은 3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동시에 북한을 비판하는 대한민국의 언론들을 폭파 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가짜 미사일이 사열대 앞을 통과하는 동안 김정은이 옆에 있는 장군에게 무엇인가 말을 했는데 입모양을 보니 ‘저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는가’ 라고 추측된다는 동아일보의 기사에 분노한 북한은 동아일보, KBS, MBC, YTN 방송국을 폭파 하겠다고 위협한 후 다시 문화일보와 세계일보를 추가 했다. 북한 당국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극도로 모독하는 그림 포스터는 차마 소개하기도 곤란할 정도의 저질스러운 것이다.


북한은 우선 GPS 공격을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선박과 항공기들이 직접 피해를 당하고 있다. 당장의 피해는 없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지금 북한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향해 벌이는 도발은 그 방식이 전형적인 테러리즘과 똑같은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


대한민국은 북한이 위협을 할 때마다 지극히 소극적인 대안만을 강구하고 있다. 북한이 언론기관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하니 위협을 당한 언론사 건물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교과서적인 전략은 Search and Destroy (색출과 파괴) 전략이다. 미국은 그래서 테러리스트들이 있는 곳을 먼저 찾아가서 그들을 제거하는 적극적인 군사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위협에 교과서적인 대응을 할 수 없다는 제약 요인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북한 행동을 보면, 저들의 도발위협이 빈말로 끝난 경우는 별로 없었다. 이번 GPS 신호 교란도 특별행동이 있을 것이라는 저들의 경고 이후 5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북한 정권이 대한민국을 아프게 하면 우리도 북한 정권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한국은 그럴 수 있는 수단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대한민국을 극도로 모멸하고 있는데도 이미 만들어 놓은 대북심리전 방송장치를 가동시켰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북한과 화해를 하면 남북한 사이에 긴장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 남북한 긴장의 원인이 구조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현존 북한 정치 체제는 남한을 궁극적으로 파멸 시켜야 할 적(敵)이라고 간주해야만 그 행동(국민이 굶더라도 핵무기를 만들고 미사일을 쏘는)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체제다. 남한이 적(敵)이 아니라면 북한 정권은 북한 인민의 적이 되는 황당한 처지에 몰리게 될 것이다.


여수 엑스포가 시작되었고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오는 시즌이다. 북한은 이 기간을 대한민국을 골탕 먹이고 겁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은 위험해서 갈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인식 시키는 것만으로도 북한의 집권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바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북한이 주도하는 대로 끌려 다니는 대책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을 자극하면 안 된다.’ 라는 전략적인 난센스(nonsense) 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북한 위정자들이 볼 때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잘 살고, 국제사회에서 이름을 날린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북한을 최대로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춘근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ck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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