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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양적 개선에 안주하기 이르다


2017년 상반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15.9%를 기록했다. 2018년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 은 9% 수준이다. 비록 한자리 수로 내려앉기는 했으나 작년 말 기준 주요 연구기관들 의 전망치가 대체로 5% 미만이었음을 감안하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OECD 주요국들의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심리의 빠른 개선이 우리 경제의 수출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사분기가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투자호조에도 불구하고 향후 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두 자릿수에 가까운 투자증가율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것은 수출호조에 따른 일시적이고 외생적인 성장일 뿐, 질적인 측면에서는 풀어야 할 난제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기존의 투자확대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일부 업종 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해당산업이 대외적 시장충격에 노출될 경우 설비 투자의 전반적인 증가세가 일시에 소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다른 업종에 비해 가격 등 교역조건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는 업종적 특성을 감안하면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산업구조상 설비투자 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 등 전통적인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 역시 향후 설비투자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 다.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국내시장의 위축으로 확장세가 이미 둔화되 어 가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조선업은 중국 등 경쟁국의 부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결국,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 중심의 산업구조로 개편되어 가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빠르게 편승하지 않는 한 경제 전체의 투자율은 점차 저하될 수밖에 없는 처 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투자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는 원인은 정부의 재 정정책기조이다.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높이고 투자세액공제 등을 축소할 뿐 아니 라 재정지출 항목 중 SOC 등 경제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복지성 지출의 비중을 대폭 늘릴 것을 계획하고 있다. 정책변화로 인한 경제활력 제고로 투자증대가 유발되리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설비투자의 위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지, 위축이 시작되는 시기와 정도가 문제일 뿐이다.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설비투자의 둔화세를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정부의 적극적인 신산업 육성 및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의 가시적인 효과가 조기에 나타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는 관련 산업의 육성이 소프트웨어 등 비제조업종에 집중되어 있지만 대응정책이 성과를 거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ICT업종과 상관관계가 큰 메모리 등 제조업 기반의 IT업종의 물적 설비투 자도 동반하여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속도감 있고 공격적인 정책추진이 수반되어야 한다. 두번째로 하반기 유가상승 기대로 인한 정유 및 석유화 학제품의 실적개선이다. 국제유가는 상반기 중 60달러선의 안정세를 보여 왔으나 최근 중국의 원유수입증가와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인한 감산가능성으로 상승의 기미 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될 경우 정유 및 석유화학업종의 실적 개선에 따라 설비투자 증대가 예상되며, 해당산업이 다른 산업으로의 연관효과가 큰 특성을 감안하면 투자증대의 효과는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경제가 전환기에 처해 있는 현재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활력 제고를 통해 최대한의 경기회복을 이끌어 내고, 동시에 지속적 성장의 기반을 다지려는 정부 의 역할과 의지이다. 설비투자를 견인해 온 주력 업종들의 경쟁력이 주요국들의 보호 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상실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함은 물론이고, 투자활성화 와 같은 중요한 경제현안이 북한문제와 지방선거 등 정치적인 이슈에 매몰되지 않도록 정부당국의 현명한 처신을 기대해 본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 seung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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