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아웃소싱(Outsourcing)의 기술적 역효과를 막기 위한 방안: Knowledge Management


아웃소싱의 기술적 역효과


아웃소싱(Outsourcing)은 20세기 최고의 버즈 워드(‘buzzy’ word)들 중 하나이다. 국내 기업들 또한 아웃소싱의 물결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절감이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역효과 또한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역효과 중 하나가 아웃소싱에 의지한 나머지 기업이 기술(제품)을 자제적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잃는 경우이다. 간단한 그림을 통해 아웃소싱의 기술적 역효과를 설명해보겠다(<그림1>).


기업 Z는 부품 A와 부품 B로 구성되어있는 제품 X를 만들고, 2000년엔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들이 그림 1과 같이 연결되어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기업 Z는 부품 A만 직접 내부에서 만들고 부품 B를 어떤 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5년 후 어떤 라이벌 기업이 이노베이션을 통해 부품 A와 B를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A와 B를 연결하는 연결고리(Linkage)까지 변화된 새로운 제품 X1을 만들었고, 제품 X1이 소위 말하는 시장에서의 “대세”가 되었다면, 기업 Z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기업 Z는 제품 X1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 X 를 구성하는 부품 A와 부품 B에 대한 다른 기술적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할 뿐 만 아니라, 부품 A와 부품 B의 연결고리(Linkage)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결국 부품 B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러한 부품 B를 아웃소싱하다보니, 부품 B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전무한 상태에서 제품 X1을 갑자기 만들어 시장에 내어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상태를 보고 아웃소싱의 기술적 역효과라고 한다. 다시 말해, 비용절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 아웃소싱이 기업의 기술적 능력을 잃어버리게 하고, 그러한 상태에서 갑작스런 기술변화에 의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그림 1>


그러면, 그러한 아웃소싱으로 인한 기술적 역효과를 줄이는 방안은 무엇인가? 다수의 학자들은 기술변화를 감지를 잘해서 아웃소싱 할 때와 직접개발(In-House Development)을 적절하게 사용하라고 하지만, 그러한 주장을 실행하기가 그렇게 싶지는 않아 보인다. 첫째, 기술변화를 감지하기란 쉽지가 않다. 반문을 하자면, 기술변화를 잘 감지한다면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마다, 기업들은 비슷한 속도로 새로운 기술들을 받아들여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어떤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여 성공하는 반면, 어떤 기업들은 느리게 반응하기도 한다. 둘째, 일단 아웃소싱을 하면 아웃소싱 전략에 길들여져 있어, 갑작스럽게 M&A나 직접개발로의 전환은 더더욱 어렵다.1)


이에 필자는 아웃소싱으로 인한 기술적 역효과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안으로 아웃소싱 된 부품들에 대한 ‘지식’을 기업내부에 보유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 1>로 되돌아가서, 기업이 부품 B를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면, 부품 B를 아웃소싱하되 부품 B에 대한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웃소싱된 부품에 대한 지식을 보유를 통한 기업이득


아웃소싱된 부품 B에 대한 지식을 보유함으로써, 기업들은 기술이 급격히 변하여도 부품 B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변화에 상대적으로 쉽게 대응할 수 있다. 순수 아웃소싱 전략과는 다르게, 아웃소싱을 하면서 지식을 보유하는 기업들은 아웃소싱된 부품들에 대한 지식을 기업내부에 가지고 있어 기업과 파트너 기업(Supplier)들과의 공조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아웃소싱된 부품에 대한 지식을 보유함으로써, 아웃소싱된 부품들이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하며, 파트너 기업들은 어떤 기술과 역량을 보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 또한 가지고 있어, 더 좋은 질을 보유하는 파트너 기업 선택에 유리하며, 파트너 기업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어 파트너 기업이 어떠한 기회적인 행동(Opportunistic Behavior)을 보이더라도 더 잘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 1>로 돌아가 결론 내리자면, 제품 X가 제품 X1처럼 변하여도 아웃소싱 전략 실행 시 부품 B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는 기업들은 지식을 보유 하지 않는 기업들보다 지식통합 (Knowledge Integration)에서 있어서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반면, 순수 아웃소싱을 하는 기업들은 일단 아웃소싱을 하고 나면, 인소싱을 하고 있는 부품들에 집중을 하는 강한 경향이 있어 아웃소싱을 하는 부품들에 대한 지식을 잃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소싱하는 부품에만 집중할 경우,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술이 변화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아웃소싱의 트랩(Trap)을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아웃소싱을 추구하지만 기업내부에 지식을 보유하는 기업들의 예를 들어보기로 한다. 먼저 토요타의 경우이다. 기존의 자동차에선 핸들링, 엔진, 트랜스미션 등의 기계학적인 장치가 오디오, GPS 등의 전자장치 보다 훨씬 중요한 부분들이어서 토요타는 전자장치들을 주로 덴소(Denso)라는 서플라이어(Supplier)에 아웃소싱한다. 문제는 최근 들어서 전자장치들이 급격하게 중요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계적인 장치들까지도 전자장치들에 의해 컨트롤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계장치와 전자장치들의 통합(Integration)이 아주 중요하게 되어, 전자장치에 대한 지식을 갖지 않고서는 그러한 통합(Integration)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여기서, 키 포인트는 토요타는 성공적인 시스템 통합을 위해서, 다시 말해 토요타는 전자장치에 대한 지식을 가지기 위해 전자장치를 직접 생산하기 보다는 단순히 전자장치에 대한 지식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토요타가 집중하는 자동차마켓에서는 가격 또한 중요한 요소(Factor)였기 때문에, 비용(Cost)을 줄이기 위해 아웃소싱 전략은 필수였던 것이다. 대신, 토요타는 전자장치를 직접 내부에서 생산하는 대신 “아웃소싱된 부분들에 대한 지식보유”를 택하기로 한다. 토요타는 2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사와 조인트 벤쳐(Joint Venture)를 설립한다. 이 합작사의 목적은 조인트 벤쳐를 통해 자동차에 관련된 무엇인가를 만들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덴소(Denso)에 아웃소싱된 전자장치들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전자장치들에 대해서 아웃소싱을 하되 아웃소싱된 전자장치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기업내부에 보유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이로써 아웃소싱의 장점인 비용 절감을 실현 할 뿐만 아니라 아웃소싱의 단점인 자기 지식 파괴 현상을 피할 수 있었다.


토요타와 같은 제조업체만 예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애플사를 생각해보자. 애플사는 아이폰(iPhone)제작 시 디스플레이를 LG나 삼성에 아웃소싱하는데, 애플사는 아이폰의 디자인을 매우 중요시 여겨 철저하게 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식을 내부에 보유한다고 한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아웃소싱시 어떻게 디자인되어야 하며, 아이폰의 내부 장치와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삼성과 LG에 매우 까다롭다고 할 정도로 요구사항이 많다고 한다. 애플사가 아웃소싱된 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식이 내부에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애플사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에게도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다고 한다. 철저히 애플사의 요구사항들을 관철시키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이러한 애플사의 행동을 단순히 욕심으로 치부하기 보다는 어떻게 아이폰의 구성요소들이 잘 통합되어야 더 나은 성능을 가져다주는 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요구사항이 많은 것이라고 이해해야한다. 그러한 애플의 행동은, 단순하게 파트너 기업(supplier)들에게 지식이나 기술을 의존하는 경쟁기업들과는 달리, 아웃소싱된 부품들에 지식을 폭 넓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애플사의 성공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와 같이 애플사 바운더리 외부에 있는 부품들에 대해서도 지식을 철저하게 보유하고, 그러한 보유지식을 바탕으로 파트너 기업들을 컨트롤하려는 애플의 힘겨운 노력 또한 애플사의 성공요인 중 하나로 봐야 할 것이다.


중국, 베트남 등의 여타 타국의 값싼 노동비용 때문에, 국내 기업들에게 아웃소싱은 필수 전략일 것이다. 그러나 기술은 늘 변화하고, 아웃소싱은 그러한 기술변화를 따라잡는데 ‘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그러한 아웃소싱의 기술적 역효과를 막기 위해, 지금 시행하고 있는 아웃소싱된 부품들에 대한 지식을 기업 내부에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


박진규 (중앙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jinbest@cau.ac.kr)

---------------------------------------------------------------------------------------------------

1)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가 Routine이다. 기업들이 일단 현재 전략의 Routine에 빠지면 새로운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서 새로운 Routine이 필요한데, 이러한 Routine은 새롭게 만들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KERI 칼럼_20120402
.pdf
PDF 다운로드 • 1.73MB


46FL, FKI Tower, 24, Yeoui-daero, Yeongdeungpo-gu, Seoul, 07320, Korea

TEL: 82-2-3771-0001

​연구원 소개

연구

소통

미디어와 네트워킹

Global Brief

Copyrightⓒ 2023 KERI.ORG.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