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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주도 성장론의 비현실성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임금주도성장론이 다시 등장


우리 경제는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0.8% 성장하면서 4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고 있다. 전년 동기비로도 2014년 1분기 3.9%를 기록한 이후 점차 성장세가 낮아지면서 지난 1분기에는 2.4% 밖에 성장하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믿었던 수출마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수출액은 통관기준으로 469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수출 감소폭이 3월 -4.5%, 4월 -8.0%, 5월 -10.9%로 점차 커지던 추세는 멈췄지만 올 들어 수출액이 6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제품 단가가 하락해 수출 금액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하지만 물량 측면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물량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0%포인트였다.


이처럼 곧 회복할 듯했던 수출이 부진을 지속하자 수출 대신에 내수 확충을 통해 성장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정부와 일부 정치권에서 임금 주도형 경제성장에 대한 논의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즉, 임금을 인상시켜 내수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수출만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는 없다.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며 증가해 나갈 때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워낙 수출이 부진하다 보니 각종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임금 증대를 통해 내수를 살리고 선순환 과정을 거쳐 경제성장을 이루는 임금 주도 성장에 너도나도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현 상황에서는 임금이 증가해도 소비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임금 주도 성장론의 핵심은 임금 인상이 소비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가동률이 올라간 기업들은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과연 현 상황에서 임금이 올라가면 투자를 유도할 만큼 소비가 증가할까? 가계동향조사를 살펴보면, 2006~2013년 사이 가계의 경상소득은 31.6% 증가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의 소비지출은 2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가 부진한 것은 비소비지출 및 기타지출 증가로 인해 전체 소득 중 소비지출에 쓸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든 결과이다. 즉, 비소비지출을 구성하는 사회보장 (76.5%), 이자비용 (55.1%), 경상조세 (44.0%), 연금 (40.2%)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득이 증가해도 소비지출에 쓸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대출 상환·기타 대출 및 전세금 반환 등 기타지출도 47.2%나 증가하여 소득 증대가 소비지출 증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가계가 미래를 대비하고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비를 자제하는 시점에 강제로 소득을 올린다 하더라도 투자를 유발할 만큼 소비지출이 늘어날지 의문이다.

또한, 임금 증대가 투자 증대로 이어지기도 어려워


또한, 임금 증대가 투자로 이어질지도 의문이다. 임금 주도 성장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임금인상이 소비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점만 강조하고 있으며 투자증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임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기업이 노동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교육훈련 및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낙관적 가정에만 의존하고 있다. 오히려 임금 인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투자·고용·생산을 감소시키는 것이 더 현실적인 가정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 우리나라는 미국(13.5%), 일본(16.2%), 프랑스(28.3%), 영국(29.8%)과는 달리 임금 인상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를 경쟁이 치열한 국제시장에서 상품가격에 전가할 여지가 거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임금인상은 수익성 하락으로 직결되어 투자 증대로 이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규제개선을 통한 서비스산업 활성화가 내수확충의 지름길

이처럼 내수 확충을 위해 임금을 인상하자는 임금 주도 성장론은 현실성이 크게 결여된 주장이다. 오히려 내수 확충을 위해서는 전 세계 서비스산업 시장이 우리의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선제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지금은 각종 첨단기술을 통해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이 같은 장소에 있을 필요도 없다. 즉, 내수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서비스산업의 시장이 이제는 마우스 클릭 한 번이나 액정화면 터치 한 번으로 전 세계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지식 집약적 모바일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연구 및 개발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과거 서비스 산업을 규제하던 낡은 옷은 벗어 버릴 때이다. 내수 확충은 시장원리를 무시한 강제적 임금 인상으로는 달성할 수는 없다. 지금은 서비스산업 시장 확대를 통해 내수 확충을 이루어야 할 시점이다.

변양규(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 econbyun@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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