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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서비스 빅뱅의 원년으로


2012년 새해를 밝히는 새로운 해가 떠올랐다. 그 붉은 해를 맞이하는 심정은 비장하다. 한국경제에 밀어닥칠 파고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경제는 국민소득 2만불,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반열에 오르는 대단한 성취를 이룩했지만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겨울 추위만큼이나 썰렁하다. 금년이 더 어렵다는 전망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무역의존도가 100% 넘는 한국경제는 외부악재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이미 노출된 외부악재 -유럽발 위기의 계속, 미국의 더딘 경기회복, 중국경제의 냉각- 에다 지난 연말엔 김정일 사망 후 북한정국이라는 추가 악재까지 터졌다. 금년에 예정된 총선, 대선이 표심을 자극하는 무책임한 공약남발의 각축장이 될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호에게 덮쳐올 파도는 perfect storm이 분명하다.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복지카드를 꺼내 들기 바쁜지라, 고질적인 청년실업, 비정규직의 만성화 속에 분노한 표심은 더 많은 무상복지를 주겠다는 세력에게 솔깃해질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일자리다. 일자리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복지세례로 위기에 처한 유럽 몰락의 경로를 보라. 제대로 된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이다. 한국호를 이끌고자 하는 정치세력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당장이 급한 정치권은 정부재정을 확대하여 공공부분 일자리를 늘리는 카드를 쓰고 싶겠지만, 무상복지에 대한 거센 요구로 재정건전성이 위협받는 상황인지라 한계는 뻔하고 지속가능성도 의문이다. 임시방편용이 아닌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 온 방식대로 “열심히 수출하면 일자리가 생긴다”는 접근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지식기반경제로의 이행, 글로벌화의 심화로 인해 수출이 만들어 내는 일자리 연관계수는 과거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제조업의 고군분투 덕분이고, 여전히 이 분야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여기에만 기대기엔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다.


서비스산업의 투자 활성화로 내수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상생과 동반성장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내수확대를 모두 외쳐댔지만 당위론에 그치고 정작 중요한 전략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첫째, 과연 수출 주도형 경제를 내수 중심형 경제로 전환할 수 있을까. 둘째, 지금까지 제조업 수출로 번 외화를 교육 관광 여행 사업서비스 등 수입에 사용해 온 경제운영방식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문제를 들여다보면 내수확대, 서비스분야, 일자리는 서로 연관되어 있음이 분명하게 보인다.


내수증대를 위해서는 선행투자가 있어야 한다. 고만고만한 규모의 투자가 아니라 획기적인 투자가 서비스 분야에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의 서비스업은 제조업보다, 또 다른 국가의 서비스업 보다 생산성이 뒤진다. 영세자영업자가 많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에 투자가 활성화되고 생산성이 증대하여 수입을 대체하고 수출산업화 되면 투자-고용-소득-소비-시장확대-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내수도 확충하고 ‘버젓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상생도 되고 동반성장도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 빅뱅(Big Bang)’이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서비스분야를 대외개방하여 외국자본을 유치하여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이곳저곳 자유무역지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FTA협상도 해보았지만, 그 계획은 여전히 도면에만 머물러 있다. 10년이 넘도록 먼지가 쌓인 도면은 이제 용도폐기하고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 더 이상 외국에 기댈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투자욕구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서비스산업에 투자할 만한 여건을 빠른 시일 내에 조성해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새 정부가 들어설 때 마다 서비스분야 발전을 화두로 꺼냈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비전은 미흡했고 규제와 공공성의 논리로 철옹성을 쌓은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려는 의지도 전략도 부족했다. 감기약을 약국이 아닌 동네 슈퍼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범국민적인 요구가 어떻게 집요한 저항에 부딪치고 번번이 좌절 당해온 지를 생각한다면, ‘서비스 빅뱅’을 위한 의지, 전략, 결단은 남달라야 함을 예감할 수 있다.


서비스분야 투자활성화 주장을 영세한 자영업자를 희생시키고 대기업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니냐는 색깔론은 배척해야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는 읽어야 한다. 대기업이 자신의 계열사 거래를 독식하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너무나 손쉬운 방식의 사업확장은 자제하는 솔선수범과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변화를 먼저 보여야만 ‘서비스 빅뱅’이 대자본의 공습이라는 또 다른 양극화논리 공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성원 모두 솔선수범하자는 사회계약을 실천에 옮기는 한해로


2012년 한해, 유권자들은 표를 달라는 정치권에게 당당하게 외쳐야 한다. 어떻게 버젓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어떻게 만들어 낼지 당신들의 생각을 말하라고. 그 구상이 과연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만한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한다. 기존의 논법, 고답적인 관행, 자신의 몫 지키기에 매여서 ‘서비스 빅뱅’을 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암울한 미래로 걸어 들어가게 된다. 그 어둠 속에는 계층 간 단절과 사회불안이라는 혹독한 찬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 사회구성원 모두 네 탓하지 말고 내가 먼저 한다는 자세, 더 많이 가진 자들이 먼저 변화하고 솔선수범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만들어내자. 2012년 선거의 해를 새로운 사회계약을 쓰는 축제의 해로 만들자. 2013년 집권하는 정치세력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국민이 그들에게 위임한 서비스빅뱅의 새로운 사회계약을 실천에 옮긴다면, 후세의 역사는 2012년을 한국 서비스빅뱅의 원년이라고 기록할 것이다. 그 원년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이제 그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byc@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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