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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I 컬럼

전문가들이 펼치는 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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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확실성 극복에 중지를 모을 때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이미 많은 경제학자 및 연구기관들이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를 경고하고 있는데,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내년 초까지 미국과 세계 GDP가 각각 1% 감소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이어진 국제 교역의 불확실성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생산 및 투자 감소에 따른 전 세계적 장기 불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불확실성하의 투자이론 등 제반 고전적 경제이론들은 이미 다른 어떤 정책변수보다도 경제 내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경제성과 개선에 가장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투자에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할 경우 기다리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는 양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기업이라면 불확실성에 직면할 경우 투자를 보류하고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당연한데 이는 결국 경제 전체의 투자 및 고용을 감소시켜 경제 성장률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다수의 경제연구기관들은 최근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의 증대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의 확산은 다른 어떤 경제보다도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소국개방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이 밀접하게 얽히고설킨 글로벌 경제 하에서 대외 교역환경 악화는 한국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실제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브렉시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노딜 브렉시트 발발 시 단기적으로는 반사이익에 따른 GDP 증대효과가 소폭 나타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감소에 따른 자본축적 감소로 오히려 EU보다도 GDP 감소폭이 더 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한국경제에 최근 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한일 간 무역 분쟁은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전 세계적 무역 분쟁 가속화로 세계 공급망(supply chain)의 파괴를 우려하며 한국의 경우 다자주의적 경제 질서 속에서 불확실성을 완화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하였다. 대외 교역환경의 악화로 수출 감소가 계속되고 한국 경제 부진이 지속될 위험에 직면한 지금 한국은 근시안적이고 불필요한 정쟁을 지양하고 노사는 물론 산학연이 합심하여 글로벌 불확실성 극복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국내적으로 제반 불확실성을 줄여 나감과 동시에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와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jung@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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