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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ㆍ아이폰 OS4가 던지는 새로운 도전


태블릿제품에 대한 관심은 지난 1월 27일 애플(Apple Inc.)의 아이패드(iPad)가 발표된 이후 고조되었다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4월 3일 미국에서 아이패드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관측자들은 생각보다 무겁고, 무선인터넷(WiFi) 연결이 잘되지 않는 제품도 있고, 매번 아이튠즈(iTunes)로 연결해야 하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장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아이패드 활용안내(guided tour) 영상을 통해 무궁무진한 아이패드의 활용법이 알려지면서 확실히 과소평가할 수 없는 제품임이 일깨워지고 있다. 발표 당시와는 달리 직접 시연이 가능해지면서 만족스러운 아이패드 터치감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이번에 출시된 아이패드는 4월 8일 현재 45만 대가 팔렸고, 아이북스(iBooks)를 통해 60만 건의 전자서적이 다운로드 되었으며, 3,500가지가 마련된 아이패드 앱은 350만 개가 다운로드 됐다고 한다.

애플은 4월 8일 또 ‘아이폰 OS4’를 선보였으며, 올 여름부터 새로 출시되는 아이폰에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 OS4는 기존 이용자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멀티태스킹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며, 한편으로 폴더 기능도 추가하고 있다. 또한 아이북스 앱과 기업용 앱이 추가되었으며 게임센터가 마련되었다. 이제 아이패드와 아이폰은 서로 연계된 서비스를 형성하여 애플이 시장에서 더욱 공고한 위치를 확보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일개 IT기업인 애플의 경우 제품 발표나 출시가 기사화되는 것은 당연한 수준이고, 아예 어떤 제품이 출시될지에 대한 루머도 중요한 뉴스로 다루어지고 있는 정도이다.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향후의 정보통신산업의 향방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구글과 비슷했던 애플의 회사 가치는 최근 차츰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사 가치 수준을 향해 점점 올라가고 있는 듯하다. 한편으로는 애플 제품의 연이은 출시와 발표로 아이패드 발표 당시 나왔던 논쟁들이 또 다시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애플이 이런 제품을 출시할 때까지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애플 제품의 발표ㆍ출시로 인해 가장 당황스러운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이다. MS사는 휴렛패커드(HP)ㆍ델(Dell)ㆍ삼성전자ㆍLG전자 그리고 대만 IT업체 등 글로벌 기업이자 자기의 협력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며, 이제 이들 기업들은 점점 MS사 조력자의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MS사는 되도록 많은 기기들에 탑재될 수 있는 범용 운영체제를 양산해 왔다. 윈도우즈 모바일(Windows Mobile)이 그런 제품으로 모바일기기의 액정크기, 기능 등 탑재사양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 범용 OS였다. 이러한 전략은 시장이 정체되어 있을 경우에는 적절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위해서는 적절하지 못하다. 보다 많은 하드웨어를 포괄하는 범용 OS는 어떤 디바이스에도 최적이 될 수 없는 운영체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MS사와 마찬가지로 독자적 운영체제를 탑재해 생산해 오던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1, 2위를 하던 노키아(Nokia)와 블랙베리(Blackberry)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한때 PDA 운영체제로 전성기를 누렸던 팜(Palm)은 거의 몰락한 정도가 되었다.

국내 IT 제조사들의 입장에서 애플의 연이은 신제품 출시는 경쟁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사해 주었고 이에 대해 대응전략을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국내에는 아이폰의 도입 이후 언론에 회자되고 있으나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국내 제조사들은 해외에서 이미 감지해 왔으며 변화에 대응해야 할 전략을 고심해 왔다. HP 등 컴퓨터 제조업체 중 서버 생산 등 전통적인 컴퓨터 중심 기업으로서는 최근의 모바일 환경의 변화에 대해 덜 민감한 편이다. 이들 기업은 모바일 서비스분야에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업업무용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어 애플과의 직접적 경쟁대상은 아니다. 애플의 아이워크(iWorks)가 글로벌 사무용 소프트웨어로 성장하기에는 MS오피스의 자리가 너무 크고, 이미 구글닥스나 조호(Zoho) 오피스 등 많은 클라우드 베이스 서비스가 산재해 있다. 아이폰 OS4가 기업용 앱을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아이패드나 아이폰은 직접 프린터에 연결할 수 있는 USB를 갖고 있지 못해 별도의 연결이 필요하므로 기업용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를 갖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제품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등장과 보급으로 이해관계가 민감해진 분야 중 하나다. PC로만 가능했던 서비스 기능들이 이제 모바일 기기에서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형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사업자들에겐 새로운 사업모형을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 계기가 되었지만, 기존 대형업체로서는 글로벌 환경에 노출되면서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에는 빙(Bing),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Google)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장착되면 네이버ㆍ다음 등 국내 포털업체의 지위가 모바일 서비스에서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포스퀘어, 고왈라 등과 지역과 연계된 서비스가 검색서비스와 연동될 경우 국내 포털업체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한때 국내에서는 동영상 시장에서 포털(Portal) 사이트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정보통신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이와 같이 국내 포털에게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와 경쟁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어 오히려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에 압도될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대중들의 관심을 크게 끌게 된 데에는 언론사들의 보도가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언론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NYT)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국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풍전등화와 같이 변화무쌍한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미디어산업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네이버 뉴스 캐스트의 변화에 광고매출액이 영향을 받는 등, 현재의 미디어 플랫폼 구조에서 벗어나 인터넷 이전의 수익구조를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어 하는 것이 언론 산업의 한 단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로그와 더불어 페이스북(facebook)ㆍ트위터(twiter) 등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각광으로 인하여 언론 산업이 예전의 위치로 되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에 세련된 디자인으로 편집된 기사를 선호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편집 상태는 좋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게재되는 기사를 더 선호하는 독자들이 많아지는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IT업체들은 언론보도용 행사에 언론사 기자들뿐 아니라 유명 블로거(파워블로거)들을 초청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는 등, 블로거의 영향력을 중시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향후 권위 있는 논평으로 우리 사회를 진단하는 기존 언론사들의 역할은 여전히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태블릿제품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시대 이전과 같은 수익을 모바일기기를 통해 창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광고수익을 검색엔진과 언론사가 양분하는 구조 속에서 누가 많이 가져갈 것인가를 놓고 다투는 양상이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애플은 이러한 양분구조에 새로이 끼어들려고 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OS4를 출시하면서 아이애드(iAd)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모바일 서비스를 하면서 광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며 광고 앱 개발자와 6대 4로 수익을 나눠가질 것이라고 한다. 향후 아이애드가 광고시장에서 어떤 역할과 비중을 차지하게 될지는 예상하기 어려우나, GPD의 고정적으로 일정비율을 점유하는 광고매출액을 나눠 갖는 경쟁구조 속에서 또 하나의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언론의 비판대로 소프트웨어 분야로의 진출을 우선시해야 할 것인가? 국내 제조사들은 일단 현재의 대응전략대로 다양한 OS에 대응한 모바일기기를 출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은 저가의 범용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애플의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방형 운영체제 중 대중화되는 운영체제 위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기존 시장을 잃지 않으면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물론 독자적 혹은 주도적 OS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1) 독자적으로 주도하거나 통제가 가능한 운영체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향후 TV시장의 플랫폼 경쟁에서 취약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고객시장을 고려하지 않으면서까지 독자적 운영체제 개발과 보급에 주력하는 것은 하드웨어업체로서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에게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산업에 진출하여 위기관리에 실패해 오랜 기간 고생만 했던 소니의 사례는 섣부른 전환에 대한 또 다른 타산지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모바일 서비스의 급격한 변화 양상 속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IT분야에서 가장 좋은 정부의 자세는 기업들에 일임하는 것일 수 있다. 정부는 스스로 경쟁을 제한할 의도는 아니겠지만 그동안 추진해 왔던 산업 지원정책이 오히려 플랫폼 제한 등 경쟁제한 정책으로 비춰졌던 게 사실이다. 일률적인 정부 지원정책은 지양하고 차별화된 지원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정부의 남아 있는 역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플랫폼 경쟁을 제한하거나 글로벌 환경과 괴리되는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정부의 또 다른 정책과제라고 하겠다. 아이폰 도입 시 논란이 되었던 위치정보에 대한 법제도 등 글로벌 기준과 달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사전심사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정부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IT환경이 글로벌 체제에 부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kim@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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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icrosoft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Windows CE가 컴팩(현재 HP에 의해 인수)의 아이팩(iPaq)에 장착되어 시

장을 석권하던 시절, PC 운영체제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모바일기기 OS로도 전이될 것을 우려하여 이에 대항

하기 위해 노키아가 주도한 Symbian 진영에 국내 업체가 협조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는 노키아의 스마트폰

주도력을 높여준 모양세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경험은 삼성전자로 하여금 독자적 운영체제인 바다(bada)를

개발케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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