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rtin-martz-RhF4D_sw6gk-unsplash.jpg

l    소통       

소통

KERI 컬럼 / Global Focus / 보도자료 / 청년의 소리 / 알기 쉬운 경제상식 & 이슈

한국경제연구원_WHITE_edited.png

의사 파업 사태와 의료서비스 가격통제


최근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사 파업 사태는 우리나라 의료시장의 문제점을 다시금 되짚어 보게 한다. 파업의 단초를 제공한 것은 작년 10월 정부에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환자와 의사간 원격진료 허용 그리고 연이어 발표된 의료와 교육 등 서비스산업 육성을 골자로 하는 4차 투자활성화 대책 발표였다.


원격진료 허용방침에 대하여 의사들은 원격진료는 “대형쏠림 현상과 병의원 배분의 불균형을 가속화시키고 의료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였다. 또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하여도 개원의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는 “민간병원이 공익성을 포기하고 수익사업을 추구하는 것은 의료민영화”라고 지적하면서 파업을 포함한 반대 투쟁을 경고 하였다. 반면 병원협회는 “병원 경영과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되는 이번 정책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입장이 대립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전달 시장은 공적 의료보험이 도입될 때부터 민간에 의해서 운영되어 왔으며 철저히 시장이 중심이 되어 작동하고 있다. 개원의와 병원은 일차, 이차, 삼차로 이어지는 진료전달체계에서 보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기보다는 시장을 통해 서로 간 경쟁을 하고 있다.

[그림1] 국민의료비 지출 추이



단지 공적의료보험에 의해 의료서비스 시장은 가격통제가 존재하는 급여시장과 공적 의료보험의 가격통제가 존재하지 않는 비급여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을 뿐이다. 급여시장에서는 협상에 의해 가격(의료수가)이 결정되기 때문에 의사나 병원 모두 적절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의료제공자는 급여시장에서 적절히 보전 받지 못한 가격을 비급여시장을 통해 보전하려는 유인이 강하다. 최근 10년간 의료비 지출 중 정부재원과 민간재원을 단순하게 살펴보더라도 정부의 계속된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급여시장과 비급여시장이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1] 참조).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의료와 관련된 정책들은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에 보다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보니 의사와 병원의 이해상충은 불가피해 보인다. 예를 들어, 환자-의사간 원격진료와 자회사의 수익성 사업을 허용하는 4차 투자활성화 정책은 시장경쟁력이 있는 주체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의 시각에서는 의료시장에서 대형병원집중화를 더 가속화시킬 유인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즉, 병원은 급여시장에서의 부족한 수익을 시장점유율 강화로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반면 가격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급여시장과 시장경쟁력이 약한 의사들의 수익성은 더 낮아질 것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결국, 가격통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수익성 보전 정책이 병원에게는 당근으로 의사에게는 채찍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의료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가 의료시장에서의 가격통제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시장에서의 가격통제는 늘 부작용을 가지고 오게 마련이다. 의료시장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의료수가의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의료서비스에 대하여 시장가격으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의사파업과 같은 의료서비스 공급중단사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로의 비용전가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정부입장에서는 의료수가의 인상은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일반 국민들의 의사에 대한 인식은 소득에 관한한 상당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사는 의료면허를 통해 경제지대(Economic Rent)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하였고 이를 충분히 누려왔다. 하지만 의료 인력의 확충과 의료 대체 인력의 확충으로 이제는 그러한 경제지대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설사 그러한 문제가 다시 부각된다면 의료인력 공급의 확충을 통해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이제는 의료시장의 오랜 문제인 가격통제에 의한 시장왜곡과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온 것이다.


이창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clee@kiri.or.kr)

--------------------------------------------------------------------------------------------------------------------

* 본고는 저자가 속해 있는 기관의 의견이 아니며 전적으로 개인의 의견입니다.

* 외부필자 기고는 KERI 칼럼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KERI 칼럼_20140402
.pdf
PDF 다운로드 • 340KB


46FL, FKI Tower, 24, Yeoui-daero, Yeongdeungpo-gu, Seoul, 07320, Korea

TEL: 82-2-3771-0001

​연구원 소개

연구

소통

미디어와 네트워킹

Copyrightⓒ 2023 KERI.ORG.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