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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당당한 한국 만들기


중국이 심상치 않다. 지난 2/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은 1조3,369억 달러로 1조2,883억 달러인 일본을 넘어섰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된 것이다. 중국의 이런 자리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 분명하다. 일본의 성장률이 0.4%인데 반해 중국은 계속 10~11%를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1위인 미국과의 격차는 크다. 2009년 중국의 총생산은 4조9천억 달러로 미국의 14조 달러에 비해 1/3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이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하고 미국 역시 지금처럼 0~4%의 성장에 머무른다면 30년 내에 중국은 미국을 능가할 것이다. 상하이와 베이징이 뉴욕과 워싱턴을 대신해서 세계의 중심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굴기(屈起: 떨쳐 일어섬)는 우리에게 기회이자 위기이다. 중국을 기회로 보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에서다.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최대의 수출시장이 되었다. 중국 경제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꾸준히 늘어왔다. 중국의 많은 소비자들은 우리의 관광ㆍ엔터테인먼트ㆍ음식 그리고 농산물에도 관심이 많다. 중국인들은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수입할 수 있는 싸고 질 좋은 제품들도 우리에게는 축복이다. 물가안정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중국은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 유일의 슈퍼파워로 남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천안함 사태 후속 조치로 시행하려던 서해에서의 한ㆍ미 합동훈련에 대해서 중국이 보인 강력한 거부감은 그런 속내를 잘 드러낸다. 지난 수십 년 간 그와 비슷한 훈련들이 아무 문제없이 이루어졌었는데도 말이다. 군사적 패권다툼 말고도 인민폐의 기축통화화 문제,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 문제 등 중국과 미국이 얼굴 붉힐 일은 많다.


우리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어디를 택해야 할까. 물론 양쪽과 모두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이란이 강력히 반발함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우리에게 이란 제재에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듯이 미국과 중국 가운데 택일을 해야 할 상황이 반드시 온다. 그럴 때 단연코 미국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가치가 자유라면 그리고 지향하는 체제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면 말이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한 것은 미국이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북한은 그들의 체제를 닮아갔다. 앞으로도 그런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친하게 지내면 미국의 체제를 닮을 것이고 중국과 친하게 지내면 중국의 것을 닮을 것이다.


현실이 그런 성향을 말해준다. 중국과 친한 나라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남미의 독재국가들이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독재에 대해서 내정간섭이라 할 정도로 개입을 하지만 중국은 그런 문제를 타국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주권 사항으로 간주한다. 그래야만 중국 자신의 공산당 1당 독재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그래야 상대국을 자신의 지배하에 두기가 쉽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게다가 티베트나 신장자치구 사태에 잘 나타나 있듯이 중국은 과거의 패권주의적 성향을 버리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도부만이 아니라 중국의 인민들부터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음은 2008년 올림픽 당시 올림픽공원에서 있었던 중국 유학생들의 소요사태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유학생들이 유학을 온 나라에서 그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위와 위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중국인이 한국을 얼마나 가볍게 여겼으면 그런 행동을 했겠는가. 미국인들이라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미국과 친해야 할 이유는 많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효순이와 미선이의 추모 촛불집회, 광우병 시위 모두 다 미국에 대한 지나친 적대감을 드러냈다. 그 상대가 중국이라면 우리 국민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의 힘이 강해지면서 반미 세력의 설득력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마음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우리 국민들은 친중보다는 친미 쪽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우리의 정권은 늘 미국에 우호적이어야만 한다. 그러나 실제의 결과가 그렇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친미세력은 반미세력에 비해 선거에서도 그다지 열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우호적인 세력이 선거에서라도 꼭 투표권을 행사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져 먹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에 당당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우리의 힘을 키우는 일이다. 새삼스럽게 말할 필요도 없이 한국은 세계 최강대국의 틈에 끼어 있다. 미국이 세계 1위이고, 중국은 2위, 일본은 3위인데 우리는 15위이다. 그것으로는 이웃 나라들에게 어깨를 펼 수가 없다. 세계 4위, 즉 독일 정도의 힘은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중국도 우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은 요원해 보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우리의 제조업과 건설업이 세계 최고수준에 올랐지만 20년 전인 1990년에는 누구도 그렇게 상상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농업과 서비스업과 정부 부문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지금부터라도 분발한다면 20년 후쯤에는 충분히 세계 4위의 강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다.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중국에도 당당한 나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kch@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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