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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민간투자사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인해 20년간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는 41조원,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작년에만 4,882억원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BTL은 수익성이 낮은 시설을 민간이 건설하고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반면, BTO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시설을 민간이 건설, 운영하는 방식이다. 그 동안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게 BTL과 BTO는 돈 안들이고 건물과 도로를 건설하는 마법(魔法)으로 인식되었다.


과도한 BTO로 인한 지자체 재정 악화 심각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지자체 재정 악화의 주된 원인은 BTO이다. 원칙적으로 BTO는 민간사업자가 요금을 정하고 시설을 운영하기 때문에 위험을 민간사업자가 부담한다. 사업의 손실이나 이윤은 민간사업자의 몫이다. 따라서 BTO에 의해 지자체 재정이 악화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시설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서 민간사업자가 손실을 입을 경우 지자체가 보전(補塡)해준다. 이를 ‘최소운영수입’이라 한다. ‘최소운영수입’에 의해 결과적으로 지자체가 사업의 위험을 부담하게 되었다.


과도한 BTO로 인한 재정 악화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 심각하다. 대표적인 예가 도시철도이다. 부산도시철도 4호선의 실제 이용자 수는 2만 6천 명이다. 이는 손익분기점 수요의 1/3에도 못 미치는 숫자이다. 용인경전철 역시 하루 이용자 수를 14만 6천 명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5만 명 미만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무리한 BTO의 시행은 국립대학교로 번져서 부산대학교는 800억 원의 빚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지자체는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을 한다. 특정 사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편익이 비용의 80~90%가 되어야 한다. 대체로 비용의 예측은 쉽지만 편익의 측정은 어렵다. 편익의 측정에서 핵심은 수요 예측이다. 철도, 도로, 교량, 도서관, 체육관 등의 편익은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커진다. 특히, 공공시설의 이용료는 민간시설에 비해 낮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충분히 크지 않으면 경제적 타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자. D시(市)의 시장이 도로를 건설하려고 한다. 시 예산으로는 도로를 만들 수 없다. 도로를 건설하려면 10년 치 예산을 모두 투입해야 한다. 이 경우 BTO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지금 당장은 한 푼의 예산도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사업자에게 건설비와 적절한 이윤을 보장해 줄만큼 이용자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용자가 적을 경우 통행료를 높게 책정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주민들의 반발을 야기한다. 인기가 없는 정책이다. 이용자 수는 적고 통행료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운영수입’은 BTO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재정이 빈약한 지자체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BTO와 ‘최소운영수입’을 의도적으로 활용하였다. 지자체가 실수로 수요를 과대 예측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 타당성 없는 BTO는 시행하지 말아야


수요가 적은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기 때문에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 BTO를 활용하더라도 사업자의 손실은 세금이나 지방채를 통해 보전해야 한다. 세금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고 지방채는 내 아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지자체는 왜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BTO를 시행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지자체 장(長)이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지자체 장이 선거에서 이기려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 성과는 가시적(可視的)이어야 하고 임기 중에 나타나야 한다. BTO를 시행하면 당장 예산을 투입하거나 세금을 거둘 필요가 없다. 민간사업자의 손실은 장기에 걸쳐 후임자들이 보전한다. 밥은 내가 먹고 설거지는 후임자들이 한다. 더구나, 사업비의 절반은 중앙정부가 지원해주니 어쨌든 사업을 많이 시행할수록 돈이 들어온다. 주식 투자에서 금기시하는 ‘손절매(損切賣)’와 유사하다.


대다수 지자체 장들은 대형 시설 준공식에 참가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도시에 거대한 시설물을 지으면 지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성공적인 도시에서는 무엇인가가 꾸준히 지어진다. 그러나 건축은 성공적인 도시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쇠퇴하는 도시에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건축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지자체 장이 ‘거대 건축 지향성’을 버려야 도시가 살고 재정 건전성(健全性)이 회복될 것이다.


오정일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jo31@k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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