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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생산물 투자와 풀어야 할 숙제


2017년 투자 전체 증가율은 10%를 상회했다. 2016년 마이너스(-)성장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약진이다. 특히 설비투자지수는 반도체 제조장비 및 디스플레이, 석유정제 분야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의 증가를 지속했다. 기계류의 투자는 상반기에 평균 26.4%의 성장을 보이며 전체 설비투자 증가를 견인했다. ICT와 같은 4차 산업혁명 연관 분야의 설비투자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 점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충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상반기 중 지식생산물 투자는 세계적인 ICT산업의 호조와 연구개발(R&D)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내수부문을 중심으로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민간부문 연구개발투자 증가율은 2016년 2분기에 0.5%에 불과하다가 올 2분기 중 2.7%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부문의 지식생산물 투자 증가도 동반흐름을 보이며 1.2%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2016년 이후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다가 올 2분기에 처음으로 실질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되어 내년도에는 증가율이 2.8~3.0% 수준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생산물 투자는 설비투자와는 달리 특별한 하방리스크 없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ICT산업 호조에 발맞추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세도 완만히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2018년도 정부예산안은 SOC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 관련 예산이 축소 편성되었지만, 4차 산업혁명 및 연구관련 예산은 0.5조원 증액하여 총 3조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은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총생산에서 지식기반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는 점과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OECD평균의 2배에 이르는 점은 국내 지식생산물 투자에 대한 긍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지식생산물 투자의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 역시 상존한다. 무엇보다 전체 지식생산물 투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연구개발이 순수 ICT 업종이 아닌 제조업 분야의 연구개발이라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설비투자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내외적 요인들에 의해 제조업의 업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지식생산물 투자 규모 역시 일시에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의 신산업육성 및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의 가시적인 효과가 조기에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는 관련 산업의 육성이 소프트웨어 등 非제조업종에 집중되어 있지만 대응정책이 성과를 거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ICT업종과 상관관계가 큰 메모리 등 제조업 기반의 IT업종의 물적 설비투자와 동반하여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업종과는 달리 서비스업의 연구개발비 비중(8.1%)이 선진국(미국 29%)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개선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로 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개발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 지식생산물 투자는 규모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 또한 주요국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늘고 있는 지식생산물 투자는 소리만 요란한 구호에 그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 seunglee@ke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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